최근 일본에서 개봉한 영화 ‘플랜 75’가 우리 사회에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일본 정부가 청년층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기 위해 75세 이상 국민의 죽음을 지원하는 정책을 발표한다는 것이 영화의 내용이다. 물론 가상의 드라마이지만 초고령화시대 진입을 코앞에 둔 우리나라에서도 노년의 삶의 질과 질병은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우리 사회의 웰다잉과 웰에이징의 문제를 연구하고 있는 건양대 웰다잉융합연구소는 이와 같은 고령화 시대의 노년과 사회 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자 연구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연구소는 한국갤럽에 의뢰하여 2022년 10월 31부터 2023년 1월 4일까지 웰에이징 교육가 126명을 대상으로 노인의 의미 있는 활동과 관련하여 교육 중요도에 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조사는 한국형 웰에이징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수요자 중심의 관점을 조사한 연구로, 노인의 의미 있는 활동 중 ① 혼자 하는 활동 ② 가족과 함께 하는 활동 ③ 대인(친구·지인) 관계 활동 ④ 사회참여 활동 등으로 구성하여 웰에이징 활성화를 위한 기획 시리즈를 준비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혼자 하는 활동’이 노인의 의미 있는 활동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웰에이징 전문가 시각에서 교육내용과 중요성을 살펴보았다.
조사에 참여한 전체 응답자 77.8%는 혼자 하는 활동이 노년기에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하였으며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혼자 하는 활동 응답률이 높았다. 전체 응답자의 77.8% (98명)는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어 자기 발전의 계기가 된다고 하였으며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서라고 응답했다. 건강관리 활동은 중요도 지식 정도 모두에서 점수가 높아 매우 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노인 1인 가구가 늘면서 노인 혼자서 하는 활동이 늘고 있다. 단순히 시간 활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노년의 삶을 계획하고 만족도를 높이는 것에 있어 의미 있는 활동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는 노인의 사회활동 관련 프로그램을 늘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웰에이징 교육 전문가들은 원예작물 관리를 의미 있는 활동으로 중요하게 인식하였지만, 현장에서 이를 실행할 수 있는 능력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사회나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경로당과 실버케어센터 등의 시설에서도 강연, 일자리 제공, 취미활동 등과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효과성에 대해 문제 삼는 것은 아니지만, 노인을 수동적인 대상이고 그저 피교육자로 간주하는 인식은 사라져야 할 것이다.
특히 최근에 노년층에 편입된 사람들은 고등교육을 받고 직장생활을 오래 한 계층이 많아서 이른바 노인 전용 시설과 노인 대상 교육 자체를 기피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 이유에서 노년기 활동은 대상자와 그들의 개별 요구에 따라 다양하게 개발되고 적용될 필요가 있다.
다행인 점은 실제 우리나라 노인들 대부분은 건강한 삶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자신의 노후를 위한 노력이지만 배우자와 자녀를 위해서도 건강에 큰 관심을 쏟고 있다. 또한 사회와 가정에서 오는 역할 상실감을 회복하고자 자기성찰과 적극적인 신체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보람을 느끼고 스스로 기대와 희망을 품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이를 반영하여 노년층의 자아실현과 건강 증진을 위한 프로그램이 더 많이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조사로 웰다잉융합연구소는 “1인 가구의 증가와 더불어, 혼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활동에 더 세부적인 관심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도달했다. 연구소는 노인의 의미 있는 활동으로 노년층이 신체적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아 자신의 강점을 통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조력자 역할을 하고, 관련 교육 프로그램 활성화에도 힘쓸 것이다. 웰다잉융합연구소 김광환 소장은 “혼자서 하는 활동을 고립이 아닌 오히려 자립으로 이해해야 하며 성숙한 여가 활동으로 바라봐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음 시간은 노인의 의미 있는 활동 두 번째 순서로 ‘가족과 함께 하는 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출처: [연재기획] (1)웰에이징 교육 전문가가 보는 의미 있는 활동 - ‘혼자 하는 활동’ - 한국공공정책신문 (knp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