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1인 가구의 증가와 가족의 붕괴, 나아가 가족의 소멸과 고독사 등의 현상은 고령화 시대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칸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고레에다 히로카츠 감독의 영화 <어떤 가족>도 전통적인 가족이 붕괴한 사회에서 ‘우리 시대 가족의 의미는 무엇인가?’, ‘혈연으로 맺어지지 않은 가족도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 영화에서 등장인물들은 가족에게서 버림받았거나 스스로 가족을 떠나온 사람들로 혈연관계가 없는 일종의 공동체를 만들어 서로 의지하며 살아간다. 가족이 붕괴된 사람들은 이른바 ‘또 하나의 가족’을 필요로 하고, 가족은 상처이면서도 결국 의지하고 돌아갈 수밖에는 없는 대상임을 말해주는 영화이다.
건양대 웰다잉융합연구소도 우리 사회에서 가족의 문제가 중요하고 가족의 회복을 위해서는 대회가 최우선되어야 한다는 인식에 공감하여 관련 조사를 실시하였다.
연구소는 한국갤럽에 의뢰하여 2022년 10월 31부터 2023년 1월 4일까지 웰에이징 교육가 126명을 대상으로 노인의 의미 있는 활동과 관련하여 두 번째 순서로 ‘가족과 함께 하는 일(활동)’에 대한 교육 중요도를 살펴보았다. 특히 가족과 함께 하는 활동으로 어떤 활동에 의미를 두고 있으며 불편하고 싫어하는 활동은 무엇인지 파악하여 웰에이징을 활성화하기 위한 교육기초자료를 마련하고자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조사에 참여한 전체 응답자의 96.0%는 가족과의 활동이 노년기에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응답했으며, 여성이 (97.5%)로 남성 (93.3%) 대비 50대 이상의 응답률이 높았다. 가족과의 활동이 왜 의미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하는가 질문에 121명은 ‘가족과의 애착을 통한 심리적 안정감을 찾을 수 있어서’라고 56.2%가 응답하였다. 이러한 결과는 가족 구성원 간의 상호관계 속에서 가족의 의미와 역할을 인식하고,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으로는 ‘대화 및 의사소통’이 79.0점 81.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점차 1인 가족이 증가하고 있는 가족 형성과정에서 의사소통 관련 응답률이 높은 것에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친지 방문 활동’ 49.2% (62.9점)과 ‘손자녀 돌보는 방법’이 53.2% (63.7점)으로 가장 낮은 점수를 보였다. 이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있거나 건강마저 좋지 않은 조부모에게 손자녀를 돌보는 육아는 정신적인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에 건강관리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IPA 분석(응답자들의 평가지수를 항목별 중요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방법) 결과 같은 공간에 함께 있는 것을 선호하는 프로그램 응답률이 높았으며 같은 공간에 함께하는 방법, 대화 및 의사소통 방법, 봉사활동, 여행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족이 주는 상처는 대개 어린 시절의 부모와의 관계에서 비롯되었고, 그것이 부모 자녀 관계는 물론 배우자와의 정서적 기능 마비와 부정적 감정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행복한 가족의 조건 역시 주위의 사랑과 격려, 관심과 배려이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대화와 소통이다.
가족의 붕괴는 역설적으로 가족의 회복만이 상처의 치유와 행복을 담보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만든다. 이번 조사 결과, 웰에이징 교육전문가들은 가족과의 활동 중 대화 및 의사소통에 중점을 두고, 점점 단절되어 가는 가족 체계 내에서 대화를 잘 풀어나갈 수 있도록 함께 하는 방법과 의사소통 방법의 방향성을 제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웰다잉융합연구소 김광환 소장은 이번 조사로, “웰에이징 전문 교육가들이 가족의 기능과 역할, 가치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며 우리가 가족을 기반으로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향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다음 시간은 노인의 의미 있는 활동 세 번째 순서로 ‘대인(친구·지인) 관계 활동’을 소개하고자 한다.
출처: [연재기획] (2)웰에이징 교육 전문가가 보는 의미 있는 활동- 가족 대화가 최우선 - 한국공공정책신문 (knpp.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