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다잉이란 무엇인가
‘지혜로운 삶을 위한 웰다잉’ 에서
…사는 일은 곧 죽는 일이며,
생과 사는 결코 절연(絶緣)된 것이 아니다.
죽음이 언제 어디서
내 이름을 부를지라고
“네” 하고 선뜻 털고
일어설 준비만은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 법정 스님의 ‘미리쓰는 유서’ 중 -
최근 웰다잉에 대한 관심은 존엄사 논쟁으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2006년 미국의 ‘좋은 죽음(Good Death)'을 ’웰다잉(Well-dying)'이라는 용어로 바꾸어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웰다잉은 우리 사회에 새로운 화두가 되었다.
웰다잉은 ‘준비된 죽음’을 의미하며, 편안하게 고통 없이 죽는 것, 행복한 죽음을 맞이한다는 의미다. 또한 웰다잉은 갑자기 맞이하는 죽음이 아니라, 죽음을 준비해 후회 없는 죽음을 맞도록 하자는 것이다. ‘죽음을 준비한다’고 하여 마치 웰다잉이 죽음에만 국한된 것으로 오해하기 쉬운데, 웰다잉은 장례를 준비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개념이다.
죽음 준비는 웰빙(Well-being)꽈 이어져 있어 웰다잉이 없으면 웰빙도 미흡하다. 육체적, 정신적, 건강의 조화를 이루어 행복하고 아름다운 삶을 누리는 웰빙은 잘 먹고 잘사는 문제만이 아니다. 행복한 나이 들기, 즉 웰에이징(Well-aging)과 행복한 죽음, 즉 웰다잉이 포함되어야 한다.
잘 죽지 못한다면 잘 살았다고 하기에 부족하다. 아름답게 인생을 마감하는 그 자체가 바로 웰빙이라고 할 수 있다.
웰다잉은 인간 생명에 대한 유한성을 정신이 맑을 때 인식하여, 누구나 맞이하는 죽음이 나에게도 올 것이라는 점을 깨닫는 것이다. 그리하여 언제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후회스럽고 비통한 죽음이 아닌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말한다.
웰다잉은 자신의 죽음을 미리 준비하여, 남겨진 가족에게 자신의 죽음에 대한 생각 및 유언을 전하며,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가족들이 당황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죽음에 대해 생전에 생각하고 준비함으로써 남은 노후를 더욱 더 잘 보낼 수 있게 해준다.
최근 60~90대를 대상으로 노인대학, 양로원, 복지관, 경로관 등에서 대개 존엄사, 호스피스, 웃음치료, 화해와 용서, 유서쓰기 등의 웰다잉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웰다잉은 인간이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전 과정을 다루는 학문이어야 하고 누구나 배워야 하는 기본적인 인간의 도리다.
고령사회를 앞두고 있는 현 시점에서 다각도의 풍부한 웰다잉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사람들을 깨달음으로 이끌어 조화로운 인생의 목표에 도달하는 데 도움을 제공할 필요가 많아졌다.
건양대학교 웰다잉융합연구팀의 2017.2.23 중앙매일 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