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을 어떻게 보내드릴 것인가?
‘지혜로운 삶을 위한 웰다잉’ 에서
준비 없이 부모님의 상을 당하면, 고인을 어떻게 보내드릴 것인지 갈팡질팡하기 쉽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며, 자신이 속한 사회의 죽음 문화를 잘 이해하는 일 또한 ‘웰다잉’을 위한 준비 중 하나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 하지만 어떤 죽음도 결코 당사자만의 일이 아니다. 죽음 자체는 개인적인 일이지만 죽음은 사회성을 갖고 있다. 구성원의 마지막에 가는 길에 다양한 의식의 상·장례를 치르는 것은 남은 구성원들을 새롭게 사회화하고 공동체의 생존과 전통을 지속하는 데 도움을 준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허례허식을 막기 위해 실시한 가정의례준칙의 제정 이후 상례와 혼례가 간소화되었다. 상·장례는 상례와 장례를 말하는데, 장례는 망자의 주검을 떠나보내는 의식이며, 상례는 장례를 치른 이후 탈상까지 계속되는 의례로서 남은 사람들이 망자의 죽음을 애도하며 근신하는 의례다.
장례에 있어 3일장이 보편화되었으며, 조문할 사람이 적은 경우 2일장을 치루거나 최근엔 고인의 장례 간소화의 뜻을 담아 빈소를 차리지 않고 가족장으로 모시는 경우도 늘고 있다.
상·장례의 제반 절차 또한 상당 부분 생략되어, 장례 풍속이라고 해야 대개 병원에서 운명, 병원 장례식장 혹은 전문장례식장 영안실 안치, 화장터 혹은 포클레인에 의한 산역 등이다.
죽음관은 죽음에 대해서 한 집단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이다. 죽음관은 한 민족이 전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생활 습관과 의식 속에 깊게 자리 잡은 신화부터 여러 철학적·종교적 가치관이 복합적으로 포함한다.
한국인의 전통적 죽음관은 한국 전통 무속의 죽음관, 유교사상의 죽음관, 불교사상의 죽음관, 도교사상의 죽음관이 서로 융합되어 종합적으로 형성되었다.
따라서 한국인이 죽음을 받아들이는 인식이나 주검을 처리하는 방식은 전통적인 무속, 불교, 유교적 방식이 혼재되어 있었다.
한국인의 종교적·사상적 기반을 이루어온 무속과 유교와 불교의 죽음 의레는 깊이 연계되어있다. 특히 유교와 불교사상의 상·장례가 많이 활용되고 발달되었다.
한국인의 전통 상·장례는 무속·불교·유교의 생사관과 내세관이 상호 이질적인 관점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천 년에 가까운 세월동안 나란히 공존·결합되어 있다.
20세기 이후에는 서양에서 개신교 실존주의, 유물론 등이 수입되면서 그 죽음관이 다시 융합되어 현재 한국인의 죽음관을 형성해 가고 있다.
삶의 마지막 의례인 상·장례에 담긴 참 의미를 깨달았을 때, 고인을 위한 마지막 의례인 죽음의례를 실질적으로 잘 준비할 수 있고 삶을 함께 했던 고인을 떠나보내는 죽음의 의미와 후손에게 남길 죽음의 교육적 의미 또한 살릴 수 있다.
자 그럼 당신은 “고인을 어떻게 보내드릴 것인가?"
건양대학교 웰다잉융합연구팀의 2017.3.2 중앙매일 칼럼입니다.